아이오닉 9 시승기: E-GMP 플랫폼의 끝판왕, 진짜 실력은?
현대자동차의 전기 SUV 아이오닉 9은 E-GMP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마지막 모델로, 브랜드의 전기차 기술력이 총집약된 차량입니다. 이번 시승기를 통해 디자인부터 실내 공간, 주행 성능, 주행 거리, 정숙성, 주행 보조 기능까지 상세히 분석하며, 과연 ‘전기 SUV의 끝판왕’이라 불릴 자격이 있는지 확인해봤습니다.
E-GMP 플랫폼의 최종 진화
아이오닉 9은 현대기아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의 마지막 모델입니다. 기존 EV6, EV9에서 축적된 기술이 모두 반영되었으며, 플랫폼 완성도 측면에서도 최고 수준을 보여줍니다. 주행 안정성과 배터리 성능, 효율성 모두 탁월합니다.
디자인: 웅장함과 디테일의 공존
실물로 마주한 아이오닉 9은 사진보다 훨씬 크고 웅장한 인상을 줍니다. 특히 A필러의 곡선은 유려하면서도 단단한 느낌을 줘 SUV의 정체성을 강조합니다. 캘리그라피 트림에서는 바디 컬러가 범퍼까지 통일돼 고급스러움이 더욱 두드러집니다.
아쉬운 후면부 디자인
전면 디자인과 달리 후면은 다소 밋밋한 인상을 줍니다. 'IONIQ' 레터링의 위치와 크기도 어색하게 느껴지며, 기대에 미치지 못한 디테일이 눈에 띕니다.
트렁크 공간 활용성
트렁크는 깊이는 충분하지만 좌우 휠하우스 돌출로 인해 넓이는 제한적입니다. 특히 6인승 기준으로 3열까지 사용할 경우 짐이 쉽게 쏟아질 수 있어 트렁크 정리망이 필수입니다.
실내 편의성과 마감
보스 사운드 시스템이 탑재돼 음질이 탁월하며, 다양한 USB-C 포트와 무선 충전 등 현대적인 편의 기능이 잘 배치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컵홀더 디자인은 개선이 필요해 보입니다. 전반적인 인테리어 마감은 프리미엄 SUV 수준에 가깝습니다.
운전 감성과 시야
운전 시 높은 시야와 넓은 창문 덕분에 개방감이 뛰어납니다. 대형 SUV임에도 불구하고 조향이 직관적이며 운전 난이도는 낮은 편입니다. 주행 중에는 고급차에 버금가는 정숙성과 안정감을 제공합니다.
스티어링 휠과 디스플레이 위치
스티어링 휠 디자인은 독특하지만 장시간 운전 시 피로를 줄 수 있습니다. 디지털 클러스터와 센터 디스플레이의 위치도 개선의 여지가 있으며, 시야 확보 측면에서 다소 불편할 수 있습니다.
회전 반경과 주차 성능
대형 SUV인 만큼 회전 반경이 커 좁은 공간에서 주차 시 어려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고속 안정성은 매우 뛰어나며, 차체 흔들림도 잘 억제되어 안락한 고속 주행이 가능합니다.
승차감과 셀프 레벨라이저
EV9보다 확실히 승차감이 개선되었습니다. 그러나 셀프 레벨라이저 기능은 상황에 따라 오히려 이질감을 줄 수 있으며, 민감한 탑승자에게 멀미를 유발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휠 사이즈에 따라 승차감 차이가 크기 때문에 신중한 선택이 필요합니다.
정숙성 및 하부 소음 억제
공기저항 계수가 0.259로, 풍절음을 효과적으로 억제합니다. 주행 중에는 매우 조용한 편이지만, 정차 시 외부 소음이 실내로 일부 유입되는 부분은 아쉽습니다. 하부 소음 차단은 훌륭합니다.
주행 보조 시스템
내비게이션 기반 크루즈 컨트롤이 탑재되어 있으며, 차로 유지 및 차선 변경 보조 기능도 갖추고 있습니다. 다만 옆 차선 인식 민감도는 개선이 필요합니다.
실제 주행거리 테스트
사륜구동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공인 주행거리 503km는 실제 도심 및 고속 혼합 주행에서도 충분히 달성 가능했습니다. 겨울철 히터 사용 중에도 서울-광주-논산 총 385.1km 주행 후 4% 잔량이 남아있었으며, 연비는 평균 4.6~4.8km/kWh를 기록했습니다.
2열과 3열 공간
2열은 팰리세이드보다 뛰어난 승차감을 제공하며, 배터리 구조 덕분에 롤링이 적고 안정감이 뛰어납니다. 3열도 공간 자체는 넉넉하나, 풍절음 및 노면 소음이 상대적으로 크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결론: 전기 SUV의 새로운 기준 제시
아이오닉 9은 단순한 전기차가 아닌, 현대차의 프리미엄 전기 SUV에 대한 새로운 해석입니다. 정숙성, 공간, 주행거리, 승차감 등 모든 면에서 고루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며, 기존 내연기관 대형 SUV를 넘어서는 상품성을 보여줍니다. 향후 다양한 환경에서 추가적인 테스트가 기대됩니다.
추가 팁: 충전 인프라 및 효율
겨울철 낮은 온도에서도 195kW로 빠르게 충전이 시작되며, 약 56분 만에 80%까지 충전이 가능합니다. 고속도로 휴게소 충전 인프라가 잘 갖춰진 구간에서는 긴 여정도 부담 없이 이동할 수 있습니다.
최종 평가
아이오닉 9은 실질적인 주행 거리, 안정적인 주행 성능, 정숙한 실내 공간까지 모두 갖춘 전기 SUV입니다. 팰리세이드와 비교해도 결코 뒤처지지 않는 완성도를 보여주며, 전기차 시장에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합니다.
다양한 소비자 니즈를 만족시키는 모델로, 패밀리카나 장거리 주행용 SUV를 찾는 이들에게 강력히 추천할 수 있습니다.